Replay 2023

취업 준비와 학습, 프로젝트로 채운 2023년을 월별 기록으로 되돌아본다.

Career, Retrospective, Learning, Job Search

짧은 회상

1월에는 갤럭시마켓 프로젝트의 마감과 블로그에 쓸 글감이 남아 아직 조금 바쁘게 보냈다.

2월과 3월에는 본격적인 취업을 위한 기술 면접을 준비하고자 책을 읽고 공부하며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시에 코딩 테스트도 매일 열심히 풀었다. 또한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를 보기 시작했다.

4월은 이런저런 것들을 했다. 초에는 팔레트 프로젝트를, 중순에는 처음으로 이력서를 만들어봤고, 말에는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대기업의 AI 자회사 인턴십에서 서류 전형에 합격하는 성과를 봤다.

5월과 6월에는 공채와 인턴십에, 그리고 몇의 수시 채용에 지원했고, 코딩 테스트도 여전히 준비하고 있었으며,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 책을 다 봤다. 여러 서류 탈락이 잇따르던 와중에,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수시 채용에서 서류 합격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7월은 처음으로 외부적 요인의 바쁨을 경험했다. 지난달 서류에 합격한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했고, 동시에 큰 규모의 서비스 기업 공채에서도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 결과는 아쉬웠고, 추스르는 것도 어려웠지만, 곧 끝나리라 믿으며 딛고 일어서기로 했다.

8월에는 친구와 함께 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시야가 몇 배는 넓어졌다.

9월에는 프로젝트 마무리,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수정으로 바쁜 한 달이었다. 코딩 테스트 문제도 다시 풀기 시작했다.

10월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서류 합격률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뒤엎었다. 공개된 곳에서 이력서 피드백도 받았는데, 다시 동기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11월은 마지막 스퍼트의 시작이었다. 디자인 스튜디오 서류 합격, 웹툰 스타트업 서류 합격, 게임 회사 서류 합격, 코딩 챌린지 합격. 간만에 미친 듯 바쁘게 살 수 있었다. 오랜만의 대면 면접 기회도 있었다.

12월은 몸살이 크게 나고, 중이염까지 오는 바람에 한쪽 귀마저 들리지 않아 일상생활의 질이 한참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두 개의 중소기업에서 서류 합격을 경험했고, 과제 테스트도 통과해서 면접도 진행했지만, 아쉬운 결말을 맺었다.

그래서

짧은 회상을 마친다. 원하던 분야로 취업하겠다며, 거의 다 이룬 것 같다며, 심한 강박을 갖고 지냈다. 작년엔 커리어 결정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결정한 커리어를 위한 배움의 시간도 가졌기 때문에 해야 할 것, 해낸 것 모두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스스로가 만들어낸 강박에 사로잡혀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매우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최종적인 변화를 끼친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분명 증명해 낸 것들도 있었다. 아마도 올해, 기업 규모와 모집 단위, 경력을 가리지 않고 지원한 공고가 100개를 조금 넘을 것이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계속해서 변화했지만, 그럼에도 9개의 서류 합격, 3번의 코딩 테스트 합격, 5번의 면접을 경험했다.

올해의 개발자 채용은 극심한 한파라고 한다. 비단 개발자 포지션뿐만 아니라 모든 직군이 그래 보인다. 내년에도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스스로 극복하리라 믿고 움직이려 한다. 실제로 10월 말, 포트폴리오를 크게 엎은 후 합격률도 꽤 올랐고, 정말 곧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펙도 경력도 애매한 내가 이 정도까지 올라온 게 대단한 것이 맞지 않을까. 아직 이뤄내야 할 것들은 많지만, 소소한 격려를 해주고 싶다.

강박 벗기

학교에서 다시 부모님 댁으로 돌아오며, 새롭게 얻은 취미는 운동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유산소 훈련도 재밌었다. 생각이 많고 가슴이 답답할 때, 숨이 차오를 때까지 달리고 나면 마음이 한편 나아졌고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곤 했다. 그렇지만 부상이나 질병, 혹은 날씨로 인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뭔가 이런 취미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 루틴화되고, 강박이 되어 다시 나를 갉아먹는 경우도 생겼다.

최근 중이염을 겪으며 평정심을 잃고, 심리적인 압박을 견디는 것이 어려워졌다. 무리를 피한다는 명목으로 운동을 쉬고, 수면 시간은 밑도 끝도 없이 늘어나며, 아나키적인 상태에 이르렀다.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취미를 찾기로 했다. 올해 내내 염두하고 있었지만, 그럴 바엔, 이럴 바엔, 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더 나은 효율만을 좇았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다. 우리 집, 학교 도서관, 동네 시립 도서관, 가끔 놀러 갔던 사촌 형네 집의 책들까지 섭렵할 정도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보이는 대로 읽었다. 하지만 자라면서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중요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긴 터널 같은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 것 중 하나는 책이다. 매일 이른 아침에 운동하러 가며 교보문고의 문장 수집 퀴즈를 풀었던 기억이 났고, 기술적인 성장을 위한 책 외에도, 분명 읽고 싶은 책들도 쌓아왔음을 기억하고 있다. 책의 내용에 집중할 때면 달리기를 할 때처럼, 강박과 불안에서 벗어나 온전히 책의 세상에 몰입할 수 있었다. 마침 밀리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기에, 다시 독서라는 좋은 취미를 들이기로 했다.

내년

취업하고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스프링을 배워 풀스택으로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도움을 주고 싶기도 하고, 뷰를 배워서 한 가지 무기를 더 장착하고 싶기도 하고, 플러터를 배워 만들고 싶은 애플리케이션도 있고, 유니티를 배워서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

기술 외적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이 많고, 그렇기에 응당 보답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지금보다 더 깊은 배움에 대한 생각도 있고, 네트워킹에 대한 갈증도 있다. 피아노와 색소폰,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원래 갖고 있던 취미도 다시 찾고 싶고, 학교 다닐 적 자주 다니던 전시회도 다시 다니고 싶다.

블로그에 관련된 고민도 있다. 기술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공이었던 패션 관련 아티클을 연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에 아티클의 카테고리 분류가 어려운 미디엄에서 티스토리나 자체 개발 블로그를 생각하고 있지만, 미디엄의 담백함이 여전히 마음에 든다.

며칠 전, 최종 탈락을 연이어 접하고 많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문득 든 생각이, 포기하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회고를 작성하고 한 해를 복기하며 다시 의지를 다지고자 쓰게 됐다. 한 해 동안 해 온 것이 없고, 해낸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을 글을 쓰며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에게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며.

힘에 부칠 때는 아래 글귀를 읽어보시면서 힘 내셨으면 좋겠다.

실패와 절망 위에 자란 배움과 용기ㅣ원티드 에디터가 뽑은 23년 최고의 문장들 | 원티드 저 또한, '성공한 사람에게 얻은 배움'에 매몰돼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구석에 밀어 뒀던 건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그래서, 앞에서 빛나는 것이 아닌 무언가 빛날 수 있도록 선뜻 뒤로 물러난 원석들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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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Medium